넷플릭스 공동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규칙 없음』(2020)에서 회사 문화의 출발점으로 인재밀도를 꼽습니다. 인재밀도는 조직 안에 뛰어난 동료가 얼마나 많은지를 뜻합니다. 그는 뛰어난 동료가 있는 곳이 좋은 직장이라고 말하고, 인재밀도가 높으면 규칙과 통제를 줄여도 된다고 봅니다. 이 주장에 모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인재밀도가 구호만으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채용과 평가, 운영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려 있고, 그 첫 단계가 채용입니다.
이 시리즈는 세 가지를 차례로 다룹니다. 이번 글은 채용입니다.
자유롭게 묻는 면접은 왜 좋은 지원자를 가려내지 못하나요?
슈미트와 헌터는 1998년에 85년 동안 쌓인 채용 연구를 모아 다시 분석했습니다. 채용 방법마다 입사 뒤 성과를 얼마나 잘 맞히는지 비교한 연구입니다. 질문과 평가 기준을 미리 정한 구조화 면접은 예측력이 0.51이었고, 면접관이 자유롭게 묻는 면접은 0.38이었습니다. 2022년 새킷(Sackett) 연구진이 이 수치를 다시 계산했을 때도 구조화 면접이 가장 잘 맞히는 방법으로 나왔습니다. 구글도 채용 가이드(re:Work)에서 구조화 면접을 쓰라고 안내합니다.
자유롭게 묻는 면접이 약한 까닭은,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하기 전에 첫인상부터 굳히기 때문입니다.
- 처음 몇 분의 인상이 나머지 질문을 정합니다. 좋게 본 지원자에게는 쉬운 질문을 하고, 나쁘게 본 지원자에게는 따져 묻는 질문을 합니다.
- 면접관마다 보는 것이 다릅니다. 한 면접관은 말하는 방식을, 다른 면접관은 기술 깊이를 봤다면 두 점수를 더해도 뜻이 없습니다.
- 기록이 남지 않아 나중에 돌아볼 수 없습니다. 입사 6개월 뒤에 그 채용이 맞았는지 확인할 자료가 없습니다.
구조화 면접은 무엇부터 준비하나요?
질문지를 쓰기 전에 평가 기준부터 정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이 자리의 성공부터 정합니다. 공고를 열기 전에 「이 자리에 들어온 구성원이 6개월 안에 무엇을 해내면 성공인가」에 답합니다. 이 답이 없으면 뒤의 단계가 모두 인상 평가로 돌아갑니다.
- 성공한 모습에서 평가 항목을 뽑습니다. 항목은 다섯 개 안으로 둡니다. 항목이 많으면 면접관이 모든 항목을 얕게 보게 됩니다.
- 항목마다 경험을 묻는 질문을 정합니다. 「가장 잘한 프로젝트가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준비해 온 답이 나옵니다. 실제로 겪은 상황과 그때 한 행동, 그 결과를 차례로 물어야 다음에도 해낼 수 있는 역량인지 보입니다.
- 점수 기준을 맞춥니다. 5점과 3점이 각각 어떤 답인지 면접관끼리 같은 그림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기준을 맞추지 않고 모은 점수는 어느 면접관이 점수를 후하게 주는지만 보여 줍니다.
면접관끼리 평가가 섞이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구조를 다 갖춰도 남는 문제가 있습니다. 면접관이 서로의 평가에 휩쓸리는 일입니다.
선배 면접관이 먼저 낸 평가를 보고 나면, 다음 면접관은 그 점수를 기준으로 삼기 쉽습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준점 효과(앵커링)입니다. 더 흔한 경우는 복도에서 나누는 말입니다. 면접이 끝나자마자 「어땠어요?」라고 물으면, 아직 평가를 쓰지 않은 면접관의 기억이 그 말에 끌려갑니다.
그래서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평가는 각자 먼저 씁니다. 다른 면접관의 평가는 모두 낸 뒤에 봅니다. 점수가 엇갈린 항목을 놓고 논의합니다.
모두의 점수가 정해진 뒤에 모이면 무엇을 논의할지 분명해집니다. 점수가 엇갈린 항목이 곧 안건입니다. 이런 논의를 거듭하면서 회사의 채용 기준도 조금씩 다듬어집니다.
채용을 결정한 근거는 왜 남겨야 하나요?
많은 회사가 마지막 단계를 건너뜁니다. 채용을 결정한 근거를 남기는 일입니다.
어떤 기준에서 몇 점을 받고 입사했는지 남아 있으면, 6개월 뒤 수습 평가에서 그 판단이 맞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 높게 본 항목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 어느 면접관의 예측이 잘 맞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돌아보는 회사는 채용을 거듭할수록 판단이 정확해집니다.
카피오에서는
이 순서를 시트와 메신저로 운영해 본 담당자라면, 면접 평가를 모으고 재촉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드는지 알 겁니다. 카피오 채용에서는 이렇게 운영합니다.
- 채용 사이트를 꾸며 게시하면 careers.capio.team 아래에 회사 전용 주소가 생깁니다.
- 공고마다 유입 채널 링크를 만들어 두면, 그 링크로 들어온 지원자의 유입 경로가 저절로 기록됩니다. 직접 등록하는 지원자는 채널을 골라 넣습니다. 모든 지원자가 한 목록에 모이고, 채널별 유입과 합격률을 볼 수 있습니다.
- 면접 평가 항목과 등급 체계는 회사가 정합니다. 같은 전형 단계의 면접관은 모두 같은 항목으로 평가합니다.
- 면접관은 자기 평가를 내고, 같은 면접의 면접관이 모두 낸 뒤에야 서로의 평가를 봅니다. 이 화면이 디브리핑입니다. 관리자와 인사 담당자는 진행 상황을 챙기려고 언제든 모든 평가를 볼 수 있습니다.
- 담당자는 면접관 화면에서, 면접을 3건 이상 맡은 면접관이 회사 평균과 견줘 등급을 얼마나 후하게 주는지 봅니다.
- 합격자는 입사예정자로 옮기고, 이어서 구성원으로 초대합니다. 단계마다 담당자가 확인하고 진행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두 번째 주제인 평가를 다룹니다. 뽑을 때 쓴 기준이 평가 기준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조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부터 이야기합니다.